성경 주요 인물들의 자녀들에 대한 소식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그들에게도 자식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귀했을 것이고, 간절한 마음으로 자식들이 좋은 사람이 되기를 원했을 것이다. 과연 그들의 자녀는 어떻게 자랐다고 성경에 소개되어 있을까? 그럼 저 위에서부터 생각해 보자. 처음 사람 아담과 하와에게 있었던 첫 아들은 가인인데, 그는 동생을 죽이는 살인자였다. 이 일은 앞으로 전개될 인류의 운명이 어떻게 흘러갈지 선명하게 보여주는 안타까운 모습이다. 다음으로 홍수 심판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던 노아. 그의 세 아들 중에 함은 아버지를 놀리다가 저주를 받았다.
다음으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어떤가? 여기 족장들은 워낙 유명하고 말이 많으니까 일단 넘어가자. 여기에도 뭐 형과 동생이 서로 상속자가 되겠다고 죽이니 살리니 하는 일부터, 편애하는 아버지 때문에 동생을 죽일까 하다가 다른 나라에 팔아넘기는 등의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많았다.
자, 이제 새롭게 시작되는 이스라엘 나라로 넘어가 보자. 여기 시작은 모세다. 모세의 두 아들은 게르솜과 엘리에셀이다. 성경에는 이 두 사람에 대한 소개가 거의 없다. 그저 모세 아들인데 영향력 있는 일을 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모세의 형이었던 아론의 아들들은 제사장 직분을 수행해야 해서 소개가 좀 되었다. 아들 넷이 나오는데 처음 둘은 나답과 아비후다. 이 둘은 제사장 일을 하다가 불에 타 죽는데, 아무래도 만취한 상태로 제사장 직무를 하다가 그렇게 된 것 같다. 뒤에 보면 회막에 들어갈 때 포도주나 독주를 마시지 말라는 경고가 나온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금 건너뛰어서 사무엘 시대로 가 보자. 사무엘이 태어날 당시의 대제사장은 엘리였는데, 그 두 아들은 완전히 망나니였다. 제사 지내러 온 사람들이 먼저 하나님께 바친 후에 제물을 드리겠다고 하는데도, 생고기를 먹어야겠네 어쩌네 하면서 제사를 망쳐 버렸다. 그리고 회막에서 수종 드는 여인을 건드리는 등 할 수 있는 욕정은 다 부린듯하다. 일단 엘리는 성경에서 아니, 우리에게 그리 비중이 크지 않으니 얼른 넘어가자. 우리가 궁금한 건 사무엘이다. 사무엘에게도 두 아들이 있었다. 요엘과 아비야. 이 두 사람이 아버지를 이어서 사사가 되었는데, 이들은 어땠을까? 아쉽게도 자기들의 잇속 챙기기에 바빠 뇌물을 받고 재판을 굽어지게 했다. 이 일이 결국 이스라엘 나라가 하나님이 아닌, 눈에 보이는 인간 왕을 세워달라고 요구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으니 참으로 비극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여기까지만 하자. 이스라엘 왕들 이야기로 들어가 만일 낱낱이 기록한다면 지면이 부족할 것이다. 그저 우리도 동경하고, 하나님도 마음에 꼭 들어 했던 다윗도 아들들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이복 자녀들 사이 간통 사건, 아들의 쿠데타 등-는 정도만 언급하겠다. 성경에 이런 이야기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자식 문제는 신불신을 막론하고 어렵다는 사실. ‘아, 성경에 기록된 사람들도 저런 문제가 있었다니, 나랑 별로 다르지 않구나’하는 위로 등등.
하지만 결국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하나님을 떠난 인간의 삶이 이렇게 어렵다는 점이다. 조심하지 않으면 나 자신도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러니 늘 주의하고 깨어서 조심조심 우리의 생을 걸어가자. 그리고 성경을 봐도 그렇지만 우리 자녀들도 결코 내 맘처럼 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하나님께 맡겨 드리자. 그렇게 살다가 이런저런 일들이 생기기도 할 것이다. 그러면 성경 이야기들 기억하면서 나만 특별한 건 아니다 생각하고 또 일어서서 걸어가고 하자. 그렇게 가다 보면 어느 정도 도가 터서 우리 삶에 성숙이라는 향기도 맡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순범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