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를 담임하시다 몇 년 전 소천하신 옥한흠 목사님이 한미준 신학생 세미나에서 하신 말씀아다. 목사님이 미국에 있는 자신의 모교 칼빈신학교에서 신학생 수양회에 강사로 초청을 받으셨다. 학교가 매년 3일의 시간을 내어 오전과 오후 2시간씩 신학자나 목회자를 초청해 말씀을 듣는 자리다. 목사님이 궁금한 마음에 작년에 누가 강사로 왔었는지 물었다. 대답이 작년에는 미국의 대형교회인 윌로우크릭의 빌 하이벨스였고, 그 전 해는 존 스토트가 왔었단다. 적잖은 부담을 느꼈지만, 초청에 수락했고, 자신의 목회철학인 제자훈련에 대해 말씀을 전했다.
강의 마지막 순서에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는데, 다 어렵지 않고 평이한 질문들을 했는데, 제일 앞자리에 있던 백인 여학생이 조금 날카로운 눈빛을 보이며 질문을 했다. 목사님은 마태복음 28장의 제자 삼아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는 말씀과 골로새서 1장의 각 사람을 완전한 자로 세우는 것이 같은 말씀이라고 했는데, 그것이 과연 정당한 것이냐는 질문이었다. 목사님도 그 질문이 꽤 난처하셨다고 한다. 이건 어떤 학자의 주장이 아니라 자신의 견해였고, 성경 원어적으로 그리고 성경신학적으로 학생의 마음에 들게 답을 하기가 곤란했기 때문이다.
순간 목사님의 마음에 불현 듯 나타난 생각이 있어 비록 동문서답 같으나 이렇게 대답을 하셨다. 자매는 이 ‘완전’이라는 말이 조금 불편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자식을 향한 모든 부모의 마음은 동일하다. 내 자식이 가장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그것은 그 자식이 어떠한지와 관계없는, 그리고 누구도 뭐라 말할 수 없는 마음이다. 나는 하나님도 동일하시다 믿는다. 그분은 아버지시기 때문에, 우리가 가장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신다. 하나님을 알게 된 우리가 원래 계획하셨던 완전한 사람이 되기를 기대하신다. 이것을 깨달은 이후로 항상 하나님 앞에 겸허한 마음과 감격스런 마음을 갖고 산다. ‘하나님, 이렇게 못난 사람에게 어떻게 그리 큰 기대를 하십니까? 과연 제가 그렇게 살 수 있습니까?’라고 늘 여쭙는다. 자매도 나와 동일한 고백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대답이 마치자 그 자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진심어린 박수를 꽤 오랫동안 보내주셨다고 한다. 목사님의 표현으로는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연주가 마쳐질 때 마에스트로에게 보내는 박수 같은 느낌을 받으셨다고 한다.
– 이순범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