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삶 속에 적용하며 사는 것은 어렵다. 말씀이 우리 일상의 삶과 어울리지 않고, 우리의 본성을 거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이유들로 일상에서 말씀을 많이 생각하지 않고, 쉽게 포기한다. 그래서 말씀을 곱씹어보고 소화될 때까지 되새기는 묵상이 중요하다.
성숙. 참된 인간됨의 발현은 어떻게 가능할까? 다시 말해 무엇이 우리의 목표지점일까? 그것은 말씀이 체화되어 예수님을 삶 속에 드러내는 것이다. 이것을 톰 라이트의 [그리스도인의 미덕]에 견주어 설명한다면 진정한 인간됨은 ‘같이 어울려 살 만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계속 그렇게 목표를 향해 진일보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성장은 어떤 순간에 가장 잘 발현될까? 바로 위기의 순간이다. 관계의 어려움, 재정적 위기, 건강의 문제 등이 있을 때 적용되어 농익고, 발현된다.
이제 실전에서 문제를 풀어보자. 일상 속에서 발생되는 문제들은 보통 대화 가운데 일어난다. 언제나 우리는 준비되지 않은 채로 원치 않는 말들을 듣는다. 상대가 의도했든 아니든 받아야 한다. 이럴 때 나의 반응은 어떤가? 그것이 나의 성숙도다.
자, 원치 않는 말을 들었다. 내 본성에 어울리는 반응은 맞대응하는 것이다. 나를 아프게 한만큼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내 자신의 미덕의 수준이 아직 초보에 머물고 있다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상황을 우리의 성숙으로 연결 지을 수 있을까?
1. 공격하지 않겠다고 마음먹는다.
[마태복음 5:39]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2. 다투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디모데후서 2:24] 주의 종은 마땅히 다투지 아니하고 모든 사람에 대하여 온유하며 가르치기를 잘하며 참으며
3. 화평을 이루는 것이 최선이다.
[마태복음 5:9]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4. 말씀이 훈련되고 열매 맺을 중요한 순간임을 기억한다.
그러므로 갑자기 주어진 이 상황이 매우 중요하고 복된 순간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첫째다. 그 상황이 매우 불편하고 탐탁지 않지만, 먼저 생각의 전환을 해야 한다. 원래 진짜 훈련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몸이 반응할 때까지 가는 것이다. 생각의 전환이 되었다면, 훈련은 고통스럽고, 쉽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할 수 있는 만큼 가 보자.
처음에는 맞받아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훌륭하다. 자리를 피하거나, 삼키고 화제를 전환하거나, 불편해진 자신의 마음과 씨름 해보는 것이다. 결코 쉽지 않다. 그래도 굳게 결심하면서 상대의 말에 집중하지 말고, 이 순간의 중요성, 그리고 나 자신의 반응, 말씀의 인도를 받으면서 그 순간을 견뎌 보자.
[에베소서 6:12]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
한 단계만 더 나가겠다. 이렇게 정리를 해보니 그 순간에 우리가 받은 아픈 말은 결국은 우리를 성숙시키는 도구가 되었다. 아픈 말을 삼켰더니 아주 쓰지만, 나쁜 성품을 고치는 약이 되었다. 주의사항이 있다. 이 약은 위의 내용들과 함께 삼키지 않으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화병. 그러니 복용 방법을 잘 숙지하고 꿀꺽 삼키자. 그렇게 삼켜진 약들이 결국 내게 화평과 인내라는 아름다운 회복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렇게 회복된 내 모습으로 인해 세상이 한 뼘 더 하나님의 통치가 드러나는 곳이 될 것이기에.
– 이순범 목사